업계 TOP의 이유있는 디자인 기밀 유출

한국 시장에서의 독보적 명성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디자인 에이전시 플러스엑스. 2022년 이 회사는 늘 해오던 디자인 프로젝트에 더해 전혀 새로운 일에 도전했고, 한 해를 마무리할 무렵 이를 대중에 공개했다. 패스트캠퍼스와 손잡고 플러스엑스가 일하는 방식을 교육콘텐츠로 제공하는 플랫폼 ‘PlusX ShareX‘를 오픈한 것이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 제공 비즈니스가 주축이 되는 회사에서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업의 기밀을 공개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플러스엑스는 어떻게,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

플러스엑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유가 만들어낸 독보적 위치

공유(Sharing)와 독보적임(Uniqueness).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두 가지의 개념은 역설적이게도 플러스엑스에서만큼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들어 낸 인과관계를 이뤘다.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라는 모토. 플러스엑스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디자인 요소들을 설정하여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의 모든 디자인이 일관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한다는 디자인 전략을 추구한다. 일관된 디자인 전략을 가진 브랜드들이 익숙해진 지금에서야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10여 년 전 플러스엑스가 업계에 발을 내딛기 이전 우리의 브랜드 경험은 그렇지 않았다. 기업들은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분야별로 각기 다른 에이전시에 외주를 맡기는 것에 익숙했고, 한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분야별로 제작자가 달랐으며 제품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추구했다. 플러스엑스는 중구난방의 디자인을 정리하고, 소비자가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는 에이전시가 되고자 했다. 

단지 여러 디자이너가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고 해서 통합된 디자인 전략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디자인에도 여러 분야가 있기에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했고, 이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자연스럽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이해관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변사범 (플러스엑스 공동창업자)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죠. 이쪽에선 한국어로 말하는데 저쪽에선 독일어로 말하고 있는 느낌?

신명섭 (플러스엑스 공동창업자)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디자인이 다른 분야의 디자인 전략에도 유효하게 적용되어 한다. 따라서 자신의 도메인을 넘어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이해하고 논의하며 합의점을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이다.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디자이너라도 본인만의 스타일을 강하게 고집한다면 플러스엑스가 추구하는 좋은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뛰어난 디자이너 여럿이 자신의 색깔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실력이 조금 부족할지라도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방향성을 맞춰나갈 때 더 가치 있는 디자인이 탄생한다. 

플러스엑스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통합된 디자인 전략,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디자인, 그래서 탄생한 플러스 엑스의 산업 내 독보적 입지. 이 모든 것은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이 각자를 내세우지 않고 이해, 양보, 타협의 과정을 거쳐 생각을 공유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공유의 가치를 알기에 또 공유합니다

2010년에 회사를 시작했을 때 우리가 일하려는 방식은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신명섭

우리가 디자인을 내놓았을 때 이걸 어떻게 만들어낸 것인지, 내부에서는 어떻게 일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리하고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변사범

대학에서는 전문 분야에 대한 기초학문을 배우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바로 실무에서 일을 잘 해내기란 쉽지 않다. 학문의 세계보다 현업은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변수도 많다. 플러스엑스의 많은 구성원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대학과 실무와의 괴리를 체감했기에 현업에서 재교육이 절실하다는 점도 잘 안다. 그래서 플러스엑스의 전문성을 공유한다면 디자인 업계와 디자인 교육 업계에 가치 있는 일을 더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플러스엑스만의 노하우를 대중에 공개하는 셈이니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플러스엑스는 ‘노하우 공개 → 경쟁자의 추격’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인과관계보다 조금 더 큰 그림을 보았다.

지난 10년간 진행한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사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을지 모르는 노하우를 정리해 강의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은 내부 구성원으로서도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었다. 또, 그동안 쌓아왔고 또 계속 발전하고 있는 플러스엑스만의 전문성을 콘텐츠화한다면 회사의 비즈니스가 확장되는 효과도 누릴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는 플러스엑스뿐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회사들이 함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산업 전반이 성장하기를 꿈꾼다. 그래서 콘텐츠 공유를 위해 만든 플랫폼의 이름도 Plus Experience Share Experience를 축약한 PLUS X SHARE X라고 지었다. ‘하나의 경험을 나눔으로써 모두의 경험을 더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정도까지 다 담아도 되나 할 정도로 저희가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경험을 다 담은 것 같아요. 플러스엑스의 노하우를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얻으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저희가 준비한 과정을 통해서 한 발 더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상원 (플러스엑스 공동대표)

패스트캠퍼스와의 협업을 선택한 이유

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교육 플랫폼 서비스는 패스트캠퍼스 외에도 여럿이 있었다. 다른 교육기관이나 스타트업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지만, 패스트캠퍼스와 함께해야 할 이유는 명확했다. 뛰어난 현업자가 현재 산업에서 활용하는 최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한다는 교육 철학. 이를 바탕으로 실무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왔다는 점은 플러스엑스가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목적과 일치했다. 지식의 공유를 통해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는 방향성 또한, 플러스엑스와 패스트캠퍼스 모두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였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지금과 같은 초성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정보 공유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나누는 경험과 노하우가 보다 더 나은 가치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에게 전해져서 또 다른 새로운 시도와 성장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신명섭

✍️오늘의 인사이트 정리

  • 전문가가 각자의 노하우로 경쟁하기보다,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할 때 큰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하나의 프로젝트에 일관된 전략을 적용할 때, 각 전문가는 자신의 영역에서 적용된 전략이 타 영역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고려하여 논의하고 양보하며 합의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 집단이 가진 전문성을 공유하는 작업을 통해 구성원이 성장하고 업계의 수준이 한층 성장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