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봉준호, 손흥민, Coloso

인터넷 강의 = 내수용?

수능용 강의를 해외에서 볼 일은 없다. 외국인이 수능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 자격증 등의 ‘국내 시험’을 위한 강의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인강은 해외 니즈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일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국의 ‘인강’을 미국 최대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는 날이 왔다.

“콜로소 강의 정말 탄탄해. 모든 걸 상세하게 설명한 강의 자료와 스크린샷이 있어.
강의 자체는 참 깊이 있고 잘 만들어졌어. 이 내용을 집중해서 흡수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레딧유저: ghostface176

“강의 내용 진짜 좋아. 강사들도 좋더라. 조금 시간을 들일 수만 있다면 난 정말 추천해!”
레딧유저: DoubleLdngth3546

콜로소 강의에 대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질문과 답변이 미국의 유사한 커뮤니티에도 등장했다. 자막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의 특성상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연사와 강의의 퀄리티에 대해 인정하는 댓글도 많았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가 커뮤니티에서 이슈업이 되고 고객의 간증이 이어지는 것은 강력한 긍정의 시그널이다. 이제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K-인강’이 탄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실무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콜로소로부터.

*레딧: 하루 5000만 명이 접속하는 미국의 초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로, 다양한 주제에 관해 유저들이 서로 질문을 주고받고 의견을 나눈다. 

콜로소가 던진 두 번째 질문: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다른 콘텐츠처럼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시스템은 수출해도 교육 콘텐츠 자체는 해외에 진출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업계의 고정관념에 콜로소 CIC 대표 김동혁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과 함께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한국인밖에 없는 이 조직에서 이렇게 빨리 해외진출을 결정하는 것이 맞을지에 대해.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일러스트나 디자인툴 같은 실무 스킬에는 국적이 필요없다. 국내 온라인 교육 콘텐츠 비즈니스가 경쟁하고 답습하느라 미처 생각지 못했던 해외 진출은 사실 ‘콘텐츠’의 특성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수출하기 정말 좋다고 생각했어요. 철저한 유통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먼 곳까지 배송하는데 시간과 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좋은 콘텐츠 상품을 준비했으니까, 해외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고, 언어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매출의 대역전

콜로소는 해외 진출할 국가를 선정하는 우선 기준으로 GDP를 봤다. 질 좋은 콘텐츠를 제값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은 GDP도 압도적이면서도, 콜로소가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본 일러스트나 베이킹 카테고리에 대한 니즈와 시장도 분명히 존재했다. 콜로소는 2021년 10월에 일본, 12월에 미국으로 진출했다.

콜로소JP(왼쪽)와 콜로소US(오른쪽)

일본, 미국 서비스가 오픈한 지 약 1년이 된 시점, 경쟁사라고 할 만한 업체가 존재하지 않는 일본에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미국 시장에서도 팬덤과 입소문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콜로소 해외 서비스의 매출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보다 큐레이션(curation)

콜로소 JP에서 흥행한 국내 일러스트레이터 겸 트위치TV 크리에이티브 스트리머 모군의 강의

한국에서 오픈한 모든 카테고리를 해외 서비스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헤어 강의의 경우, 인종이 다른 국가에서는 모질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전문가의 노하우를 바로 적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국가와 인종에 상관없이 해외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게임, 디자인,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츠를 먼저 오픈했다. 현지에 맞춰서 콘텐츠를 변형하고 새로 기획해 론칭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의 고객을 타겟으로 한 일종의 큐레이션을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해외 시장에 내보인 콘텐츠의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꽤 큰 팬덤이 형성되어있는 전문가들이었다. 그래서 팬덤을 중심으로 먼저 구매가 일어나고, 강의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입량이 늘고, 매출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우연히 얻어걸린 결과가 아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해 일본과 미국에서 팬덤이 큰 크리에이터를 파악했기에 전략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덕분이었다.

Coloso US에서 팬덤을 바탕으로 빠르게 베스트 강의가 된 ‘리노참치(Rinotuna)’의 캐릭터 창작 강의

콜로소가 던진 첫 번째 질문: 데이터사이언티스트보다 헤어 디자이너가 더 많은데 왜 그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는 없지?

콜로소를 탄생시킨 질문이다. 콜로소를 만든 김동혁 대표는 성인교육시장을 만들어가던 패스트캠퍼스의 콘텐츠 기획자였다. 직무 교육 중심의 패스트캠퍼스에서 디자인툴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가 성공하는 것을 봐왔던 김동혁은 표현하기 어려운 답답함을 느껴왔었다. 콘텐츠를 기획하며 시장을 파악하다 보면 아직 발굴하지 못한 더 큰 시장이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모두가 직무 교육 콘텐츠라 하면 화이트칼라 직무에 대한 교육 상품을 떠올렸다. 패스트캠퍼스가 만들던 강의도 모두 화이트칼라 직장인을 위한 콘텐츠였다. 반면에 헤어디자이너와 같이 도제식 교육 위주의 자영업/프리랜서를 위한 온라인 콘텐츠는 없었다. 업계의 관행 때문에 기술과 노하우가 폐쇄적으로 공유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다 보니 온라인 교육으로 폐쇄성을 깨부술 시도를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김동혁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라 생각했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 유명 만화가의 문하생이 되어 수련하거나, 뛰어난 쉐프가 이끄는 팀에 들어가 설거지 담당 주방보조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런데 긴 시간이 걸리는 도제식 교육이 필수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지금까지는 그렇게 해 본 적이 없을 뿐이었어요. 그래서 콜로소는 각 분야의 거장을 초빙해서 그들의 노하우를 빠른 시간 내에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어요.”

콜로소의 첫 아이템으로 남성 탈모를 커버하는 스타일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헤어 디자이너 ‘엘’의 강의를 론칭했다. 누가 헤어 디자인을 온라인으로 배우겠냐며 걱정과 의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동혁과 기획실 헤드인 장형범은 이 콘텐츠가 가진 힘을 믿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오픈 첫날 2억 3천만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현재 콜로소의 강사로는 엘, 초이진, 성제, 콴과 같이 대한민국 TOP 헤어디자이너부터 재인, 르솔레이, 오뗄두스 얼스어스 등의 인기 디저트숍의 메인 파티시에, 유명 크리에이터 자도르가 있다. 일러스트 분야에서는 마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락희, 석정현부터 시작해 해외에서 반응이 뜨거운 리노참치와 모군이 있으며 얼마 전 생을 달리하신 대가 김정기 선생님의 마지막 드로잉 강의를 만날 수 있다. 디자인, 3D 캐릭터 모델링과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는 마블, 디즈니, 픽사, 애플 그리고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한 최고의 전문가만을 섭외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분야의 교육 니즈를 해소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1년 만에 매출액 100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률 300%를 달성한 콜로소는 2021년에도 훌쩍 성장해 매출액 240억 원을 기록했다.

콜로소가 던질 다음 질문

국내에서 꽤 볼륨 있는 매출을 만들어내고,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콜로소는 빠른 성장에 가쁜 숨을 고를 새도 없이 새로운 미션에 당면했다. 국내에서는 급성장하던 수요를 주춤하게 만든 엔데믹을 초월할 또 다른 성장 전략이 필요해졌고, 특유의 실행력으로 진출했던 해외에서는 안착 그 이상의 성공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그 해답이 무엇이 될지 찾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콜로소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것은 이제 비단 대표, 혹은 누군가의 태도가 아니라, 답을 찾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콜로소라는 조직이 내재화한 DNA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인사이트 정리

  • 좋은 콘텐츠는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습니다. 전달하는 형식보다 본질에 집중한 콘텐츠는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살아받아요.
  •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역사상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요즘,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는 어떤 콘텐츠인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 화이트칼라 위주의 직무 교육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콜로소의 시작이듯, 진짜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곳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와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질문이 비즈니스를 바꿉니다. 당신의 비즈니스, 당신의 일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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